01결론부터: 어떤 순서로 얼마씩 채우나
순서는 연금저축 → IRP → ISA 전환, 이 세 단계입니다.
1단계는 연금저축에 연 600만원. 이게 연금저축 하나로 세액공제를 받는 상한입니다. 2단계는 IRP에 300만원을 더 넣어 연금저축과 합산 900만원을 채웁니다. 연금저축은 600만원까지만 공제되므로, 남은 300만원 자리는 IRP로만 메웁니다. 3단계는 ISA에 넣어 굴린 돈을 만기 때 연금계좌로 옮기는 것입니다. 이 전환금액은 10%(한도 300만원)를 900만원과 별개로 추가 공제해 줍니다.
| 순서 | 계좌 | 세액공제 대상 한도 | 성격 |
|---|---|---|---|
| 1 | 연금저축 | 연 600만원 | 연금저축 단독 상한 |
| 2 | IRP | 연금저축과 합산 900만원 | 남은 300만원을 채움 |
| 3 | ISA → 연금전환 | 전환액의 10%, 최대 300만원 | 900만원 한도와 별도 |
세 단계를 다 밟으면 공제 대상이 최대 1,200만원어치까지 늘어납니다.
02연금저축·IRP·ISA는 각각 무엇이 다른 계좌인가
이름이 비슷해 헷갈리지만 셋의 뜻과 목적은 다릅니다.
연금저축은 개인이 노후를 위해 스스로 붓는 사적연금 계좌입니다. 증권사에서 만들면 연금저축펀드로, 펀드·ETF에 위험자산 제한 없이 100%까지 담깁니다. 만 55세 이후 연금으로 받는 것을 전제로 세액공제를 줍니다.
IRP(개인형 퇴직연금)는 퇴직금을 담아 굴리거나 개인이 추가로 붓는 퇴직연금 계좌입니다. 세액공제 구조는 연금저축과 같지만, 주식형 같은 위험자산은 적립금의 70%까지만 담기고 나머지 30%는 예금·채권 같은 안전자산으로 채워야 합니다.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는 성격이 다릅니다. 납입 자체로는 세액공제가 없습니다. 대신 계좌 안에서 난 이익 중 200만원(서민형 400만원)까지 세금을 안 매기고, 초과분은 9.9%로 분리과세합니다. ISA의 진짜 무기는 뒤에서 설명할 '만기자금 연금 전환'입니다.
한 줄로 정리하면, 연금저축과 IRP는 넣을 때 공제받는 계좌, ISA는 굴릴 때 세금을 아끼고 만기에 연금으로 넘겨 한 번 더 공제받는 계좌입니다.
03왜 연금저축부터 채우고 IRP로 마무리해야 하나
연금저축과 IRP는 공제율도 같고 합산 한도 안에서 세금 혜택도 같습니다. 그런데도 연금저축을 먼저 채우는 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급할 때 돈을 빼기가 낫습니다. 연금저축은 필요하면 중도인출이 됩니다. 세액공제 받은 원금과 운용수익에는 16.5% 기타소득세가 붙지만, 어쨌든 돈을 뺄 길이 열려 있습니다. 반면 IRP는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 6개월 이상 요양, 개인회생·파산 같은 법정 사유가 아니면 부분인출이 막혀 있어 사실상 계좌를 통째로 해지해야 합니다.
둘째, 굴릴 폭이 넓습니다. 연금저축펀드는 주식형 상품에 100% 담기지만, IRP는 위험자산 70% 한도에 걸립니다. 공격적으로 굴리고 싶은 돈이라면 연금저축 쪽이 자유롭습니다.
셋째, 수수료 부담이 적은 편입니다. IRP는 계좌관리 수수료가 붙는 상품이 있는 반면, 증권사 연금저축펀드는 별도 관리수수료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유연성과 운용 자유가 큰 연금저축을 600만원까지 먼저 채우고, 공제 한도를 마저 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필요한 나머지 300만원만 IRP에 넣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안전자산 위주로 운용할 사람이라면 IRP 비중을 늘려도 손해는 없습니다.
04공제율 13.2% vs 16.5%, 내 급여는 어디에 해당하나
같은 900만원을 넣어도 돌려받는 돈은 소득에 따라 갈립니다. 기준선은 총급여 5,500만원(근로소득 외 소득이 섞이면 종합소득금액 4,500만원)입니다.
| 총급여(종합소득금액) | 공제율 | 900만원 납입 시 환급 | ISA 전환 포함 1,200만원 시 |
|---|---|---|---|
| 5,500만원(4,500만원) 이하 | 16.5% | 1,485,000원 | 1,980,000원 |
| 5,500만원(4,500만원) 초과 | 13.2% | 1,188,000원 | 1,584,000원 |
총급여 5,500만원 이하 직장인이 900만원을 다 채우면 148만원을, ISA 전환분 300만원까지 얹으면 198만원을 돌려받습니다. 초과 구간이라도 900만원 납입에 119만원, 전환 포함이면 158만원입니다.
여기서 세액공제와 소득공제의 차이를 짚고 갑니다. 소득공제는 세금을 매기는 소득 자체를 깎아 주는 방식이라 사람마다 실제 혜택이 달라지지만, 세액공제는 낼 세금에서 정해진 비율만큼 곧바로 빼 줍니다. 연금계좌 혜택이 세액공제라서, 위 표의 금액이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그대로 통장에 들어옵니다. 단, 이미 낸 세금(결정세액)이 그보다 적으면 낸 만큼까지만 돌려받습니다.
05ISA 만기자금을 연금계좌로 옮기면 300만원이 더 생긴다
ISA는 의무가입기간 3년을 채우면 만기가 됩니다. 이 만기자금을 만기일로부터 60일 안에 연금저축이나 IRP로 옮기면, 옮긴 금액의 10%를 세액공제해 줍니다. 한도는 300만원입니다.
핵심은 이 300만원이 앞서 말한 연금계좌 900만원 한도와 완전히 별개라는 점입니다. 즉 연금저축·IRP로 900만원을 이미 다 채운 사람도, ISA 만기자금 3,000만원을 연금계좌로 넘기면 그중 10%인 300만원을 추가 공제받습니다. 공제율 16.5%를 적용하면 49만5천원이 더 들어옵니다.
그래서 ISA는 '납입 → 3년 운용(비과세·저율 분리과세) → 만기 시 연금계좌로 이전'이라는 흐름을 타면, 굴리는 동안 세금을 아끼고 끝에서 공제까지 한 번 더 챙기는 구조가 됩니다. 여윳돈이 900만원을 넘어간다면 그 초과분은 ISA에 넣어 굴리다가 만기에 연금계좌로 넘기는 편이 세금 면에서 유리합니다.
06내 상황이면 이 순서대로 (케이스 판정)
숫자를 실제 상황에 대입해 봅니다. 2026년 8월 17일 기준입니다.
연 여윳돈 600만원, 총급여 4,800만원 직장인이라면: 전액 연금저축에 넣습니다. 600만원 × 16.5% = 99만원 환급. IRP·ISA는 아직 손대지 않아도 됩니다.
연 여윳돈 900만원, 총급여 5,000만원이라면: 연금저축 600만원 + IRP 300만원으로 900만원을 채웁니다. 148만원 환급. 공제 한도를 정확히 다 쓴 상태입니다.
연 여윳돈 1,500만원, 총급여 6,500만원이라면: 먼저 연금저축 600 + IRP 300으로 900만원(13.2% → 119만원). 남는 600만원은 ISA에 넣어 굴리다가 3년 뒤 만기에 연금계좌로 이전해 300만원 추가 공제(약 40만원)를 받습니다. 운용수익 비과세는 덤입니다.
중도인출 가능성이 큰 돈이라면: IRP 비중을 줄이고 연금저축을 우선합니다. 반대로 손대지 않을 자신이 있고 안전하게 굴릴 돈이면 IRP를 늘려도 세금 결과는 같습니다.
07자주 헷갈리는 곳과 앞으로 볼 지점
'IRP에 900만원을 다 넣어야 하나'라는 오해가 흔합니다. 900만원은 연금저축과 IRP를 합친 상한입니다. 연금저축에 600만원을 넣었다면 IRP에는 300만원만 넣어도 한도가 찹니다. IRP 하나로 900만원을 다 넣는 것도 가능하지만, 앞서 본 유연성 때문에 연금저축을 먼저 쓰는 것입니다.
'ISA에 넣으면 바로 세액공제가 되나'라는 오해도 있습니다. ISA 납입 자체는 공제가 없습니다. 공제는 만기자금을 연금계좌로 옮길 때 생깁니다.
중도해지도 주의합니다. 연금저축·IRP를 만 55세 전에 깨면 그동안 받은 세액공제와 운용수익에 16.5% 기타소득세가 붙습니다. 돌려받은 세금을 도로 토해내는 셈이라, 오래 둘 수 있는 돈으로만 채우는 게 맞습니다.
마지막으로 공제 한도(600만원·900만원)와 공제율(13.2%·16.5%) 기준선은 세법 개정으로 바뀔 수 있는 값입니다. 연말정산·종합소득세 신고 전에 국세청과 통합연금포털에서 그해 기준을 한 번 더 확인하세요.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