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등기부등본의 뜻과 세 칸 — 표제부·갑구·을구
등기부등본이란 그 부동산에 얽힌 권리 관계를 국가가 공적으로 적어 둔 장부입니다. 집의 신분증에 해당하고, 누구나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서 열람·발급합니다.
장부는 세 칸으로 나뉩니다. 칸마다 답하는 질문이 다릅니다.
| 칸 | 적혀 있는 것 | 답하는 질문 |
|---|---|---|
| 표제부 | 소재지·면적·구조·층 | 이 집이 어떤 집인가 |
| 갑구 | 소유권·가압류·가처분·경매개시 | 누구 집이고, 소유권이 흔들리나 |
| 을구 | 근저당권·전세권·지상권 | 이 집에 걸린 빚이 얼마인가 |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 읽는 순서는 표제부, 갑구, 을구입니다. 표제부에서 계약서의 주소·동호수가 장부와 한 글자도 다르지 않은지 맞춰 보고, 갑구에서 계약 상대가 진짜 소유자인지 확인한 뒤, 을구에서 빚의 크기를 잽니다.
을구가 아예 비어 있는 집도 있습니다. 담보 대출이 없다는 뜻이고, 세입자 입장에서는 가장 단순한 상태입니다.
02근저당의 뜻 — 왜 빌린 돈보다 큰 금액이 적히나
근저당권이란 장래에 늘어날 몫까지 미리 담보로 잡아 두는 권리입니다. 집주인이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면 을구에 근저당권이 올라가고, 그 옆에 채권최고액이 함께 적힙니다.
여기서 초보가 가장 많이 놓치는 지점이 나옵니다. 채권최고액은 빌린 원금이 아닙니다. 은행이 '최악의 경우 이 금액까지는 먼저 받아 가겠다'고 못 박아 둔 한도입니다. 원금이 다가 아니라 밀린 이자, 지연손해금, 경매 비용까지 나중에 얹힐 몫을 미리 넉넉하게 잡아 둔 값입니다.
그래서 등기부에 적힌 숫자는 실제 대출보다 큽니다. 실무에서는 원금의 110~130% 수준으로 설정되고, 은행권에서는 120%가 흔합니다.
신용카드 한도와 사용액의 관계와 같습니다. 한도가 500만원이라고 해서 500만원을 쓴 것이 아닙니다. 등기부는 한도만 공개하고 사용액은 공개하지 않습니다.
이 성질 때문에 판단이 두 방향으로 어긋납니다. 채권최고액을 그대로 빚으로 읽으면 실제보다 위험을 크게 잡고, 반대로 '어차피 부풀린 숫자'라며 무시하면 위험을 놓칩니다. 정확한 태도는 하나입니다. 채권최고액으로 상한을 잡고, 실제 잔액은 따로 받아서 확인합니다.
03채권최고액을 거꾸로 읽으면 실제 대출은 얼마인가
설정 비율을 알면 원금을 되짚을 수 있습니다. 원금 = 채권최고액 ÷ 설정비율입니다.
| 등기부의 채권최고액 | 120% 설정이라면 원금 | 130% 설정이라면 원금 |
|---|---|---|
| 1억 2,000만원 | 1억원 | 약 9,230만원 |
| 1억 8,000만원 | 1억 5,000만원 | 약 1억 3,846만원 |
| 2억 4,000만원 | 2억원 | 약 1억 8,462만원 |
이 표는 어디까지나 추정입니다. 설정 비율은 금융기관과 상품마다 다르고, 대출을 일부 갚아도 채권최고액은 그대로 남습니다. 원금을 절반 갚은 집과 한 푼도 안 갚은 집이 등기부에서는 똑같아 보입니다.
그래서 실제 잔액을 아는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집주인에게 대출잔액확인서를 받는 것입니다. 계약 전에 요구하고, 잔금일에 한 번 더 확인합니다. 거절당한다면 그 자체가 판단 재료입니다.
말소된 근저당이 남아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갚아서 효력이 끝난 권리는 밑줄이 그어진 채로 표시됩니다. 밑줄 친 줄은 살아 있는 권리가 아닙니다. 열람용이 아니라 발급용으로 뽑으면 말소 사항까지 보여 이력을 읽기 편합니다.
04내 보증금이 뒤로 밀리는지 계산하는 순서
세입자가 실제로 물어야 할 질문은 '근저당이 있느냐'가 아니라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내 보증금 차례가 오느냐' 입니다. 순서는 넷입니다.
① 시세를 잡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같은 단지·비슷한 면적의 최근 거래가를 봅니다. 호가가 아니라 실제로 팔린 값입니다.
② 선순위 채권을 더합니다. 을구의 근저당 채권최고액을 전부 합칩니다. 내 계약보다 먼저 등기된 것만 셉니다.
③ 비율을 계산합니다. (선순위 채권최고액 합계 + 내 보증금) ÷ 시세. 이 값이 100%를 넘으면 경매에서 낙찰가가 시세보다 낮게 잡히는 것을 감안할 때 보증금 전액 회수가 어려워집니다. 낙찰가는 시세보다 아래에서 정해지는 것이 보통이라, 여유를 두고 판단합니다.
④ 순위를 만듭니다.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갖춰야 순위가 생깁니다. 여기서 날짜 하나가 결정적입니다. 근저당은 접수한 당일부터 효력이 생기는데, 세입자의 대항력은 이사와 전입신고를 마친 다음 날 0시부터 생깁니다. 하루가 어긋납니다.
그래서 잔금을 치른 날 집주인이 그 집을 담보로 대출을 새로 받으면, 그 은행이 나보다 앞섭니다. 이 구멍을 막으려면 계약서에 잔금일까지 새 담보 설정을 하지 않는다는 특약을 넣고, 잔금 당일과 그 다음 날 등기부를 다시 열람합니다. 계약 시점에 한 번 본 등기부는 잔금일의 상태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05근저당 말고도 걸리는 것들 — 가압류·신탁등기·임차권등기
을구의 근저당만 보고 안심하면 갑구에서 문제가 터집니다.
가압류·가처분은 갑구에 올라갑니다. 소유자에게 돈을 받을 사람이 재산을 묶어 둔 상태이고, 소유권 자체가 다툼 중이라는 신호입니다. 근저당처럼 금액이 정해진 담보와 성격이 다릅니다.
경매개시결정이 갑구에 있으면 이미 절차가 시작된 집입니다.
신탁등기는 특히 헷갈립니다. 소유자 자리에 신탁회사가 올라가 있고, 위탁자(원래 주인)는 소유자가 아닙니다. 이 집을 위탁자와 계약하면 계약 상대가 소유자가 아닌 상태가 됩니다. 신탁원부를 확인하고 수탁자의 동의를 받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임차권등기명령이 을구에 있으면, 앞선 세입자가 보증금을 못 받고 나갔다는 기록입니다. 그 집의 이력을 그대로 보여 주는 항목입니다.
전세권 설정은 근저당과 달리 세입자 쪽이 설정하는 권리입니다. 을구에 있으면 앞 세입자의 권리가 아직 살아 있는지 확인합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06자주 헷갈리는 곳과 열람 순서
"근저당이 있으면 위험한 집이다" — 그렇게 잘라 말할 수 없습니다. 담보 대출이 있는 집이 훨씬 많습니다. 판단 기준은 존재 여부가 아니라 시세 대비 비율입니다.
"채권최고액이 집주인의 빚이다" — 아닙니다. 한도입니다. 실제 잔액은 대출잔액확인서로 확인합니다.
"계약할 때 한 번 떼면 된다" — 아닙니다. 계약 당일, 잔금 당일, 잔금 다음 날 세 번 봅니다. 하루 사이에 근저당이 새로 올라갑니다.
"전입신고를 했으니 그날부터 안전하다" — 아닙니다. 대항력은 다음 날 0시부터입니다. 같은 날 설정된 근저당이 앞섭니다.
"말소된 근저당도 위험 신호" — 아닙니다. 밑줄 친 항목은 효력이 끝난 기록입니다. 다만 말소와 설정이 자주 반복된 이력은 자금 사정을 읽는 단서가 됩니다.
열람 순서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표제부에서 주소를 맞추고, 갑구에서 소유자와 가압류·신탁 여부를 보고, 을구에서 채권최고액을 합산합니다. 그다음 실거래가로 시세를 잡아 비율을 계산하고, 대출잔액확인서를 받습니다. 마지막으로 잔금일 전후에 다시 열람합니다.
2026-08-29 기준입니다. 제도와 서식은 바뀌므로, 계약 직전에는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서 최신 등기사항증명서를 직접 발급받아 확인합니다.
